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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감자 한 그릇의 혈당부하지수가 거의 90에 달한다는 걸 알고 나서, 저는 잠시 멍해졌습니다. 감자에 설탕 찍어 먹는 버릇이 있는데, 그게 거의 설탕 한 숟갈이랑 다를 게 없다는 얘기였으니까요. 탄수화물을 무조건 끊어야 한다는 쪽과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쪽, 양쪽 다 일리가 있어 보여서 늘 헷갈렸는데...결국 핵심은 어떤 탄수화물을 어떻게 먹느냐였습니다.

탄수화물 이미지


같은 식재료, 조리법 하나로 혈당이 뒤집힌다

고구마가 건강식이라는 건 저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써봤는데, 생고구마와 군고구마가 이렇게까지 다를 줄은 몰랐습니다.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못 먹던 시기에 생고구마를 거의 주식처럼 먹었는데...그때는 그냥 그것밖에 넘어가질 않아서였지, 혈당 같은 건 생각도 못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생고구마는 식이섬유(dietary fiber)가 풍부하고 복합 탄수화물 구조라 소화 흡수 속도가 느려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가는 최상위 선택이었습니다. 여기서 식이섬유란 탄수화물의 일종이지만 인체가 소화하지 못해 혈당을 올리지 않으면서 다른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까지 늦춰주는 성분을 말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고구마를 구우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열을 가하면 전분이 젤라틴화(gelatinization)되는데, 이는 전분 입자가 수분을 흡수해 팽윤하면서 소화 효소가 파고들기 쉬운 구조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입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절반쯤 소화된 상태가 된다는 뜻이고, 그래서 군고구마가 그렇게 달달한 겁니다. 실제로 군고구마의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는 백미를 넘어서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혈당지수란 포도당을 기준(100)으로 각 식품이 혈당을 얼마나 빠르게 올리는지 나타내는 지표입니다(출처: Harvard Health Publishing).

스파게티 면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저는 토마토, 로제, 크림 파스타를 다 좋아하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면 자체는 듀럼밀 세몰리나(durum wheat semolina)로 만들어 조직이 치밀하기 때문에 일반 밀가루 면보다 탄수화물 흡수가 느립니다. 거기다 알단테(al dente: 씹었을 때 약간 저항감이 남아 있는 조리 상태)로 익히면 소화에 시간이 더 걸려 혈당이 완만하게 올라갑니다. 그런데 제가 즐겨 먹는 방식대로 토마토 소스를 듬뿍 뿌리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토마토 소스는 과육이 전부 으깨져 있고 여기에 각종 재료가 더해지면서 흡수 속도가 빨라집니다. 면은 중상이어도 요리 전체는 하로 내려가는 구조입니다. 이 점은 앞으로 파스타를 먹을 때 소스 선택을 다시 생각해봐야겠다고 느꼈습니다.

  • 생고구마 → 혈당 안정 (최상) / 삶은 고구마 → 혈당 완만 / 군고구마 →위험 (백미 이하로 하락)
  • 듀럼밀 파스타 + 알단테 조리 → 혈당 완만 / 크림·토마토 소스 추가 → 혈당 급상승 주의
  • 사과는 껍질째 먹으면 혈당 안정, 껍질 제거하면 보통 , 갈아서 주스로 마시면 혈당 급상승 주의
  • 양배추는 생으로 또는 찐 상태가 최상, 갈아서 주스로 만들면 혈당 상승 위험

탄수화물 혈당 등급 이미지

요약: 같은 식재료도 조리법에 따라 혈당지수가 완전히 뒤집히며, 열을 가할수록 전분의 젤라틴화 흡수가 빨라져 혈당 스파이크 지수가 높아진다.

 

혈당부하지수로 다시 보는 탄수화물 서열

혈당지수(GI)만 보면 감자가 고구마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혈당부하지수(GL, Glycemic Load)를 함께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혈당부하지수란 실제 한 끼에 먹는 양을 기준으로 혈당에 주는 총 부담을 계산한 수치입니다. 혈당지수가 높아도 소량만 먹으면 부담이 적고, 반대로 지수가 낮아도 대량 섭취하면 부담이 커지는 걸 반영합니다. 찐 감자의 혈당부하지수는 약 90 수준으로 거의 설탕에 근접한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출처: 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 제 경험상 짠 음식을 먹은 날에는 칼륨이 풍부한 감자를 챙기는 편인데, 이때는 찐 감자보다 생감자 형태나 최소한의 열처리가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나트륨 과잉 섭취 후 칼륨으로 균형을 잡는 방식 자체는 유효한 보완책이라고 보지만, 찐 감자에 설탕까지 찍으면 혈당 부담이 두 배로 커지는 건 분명합니다. 솔직히 저도 설탕 찍어 먹는 버릇이 있어서, 이건 바꿔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옥수수는 저도 탄수화물 폭탄이라 생각해 일찌감치 멀리했는데, 역시 근거가 있었습니다. 찐 옥수수의 혈당지수는 70~80 사이, 혈당부하지수는 거의 30에 달합니다. 이는 베이글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베이글처럼 완전히 정제된 탄수화물은 아니라서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미량 영양소 면에서는 낫지만, 혈당 반응만 놓고 보면 안전지대가 아닙니다. 반면 제가 평소 자주 해먹는 현미밥이나 콩밥, 조밥은 식이섬유 함량 덕분에 흰쌀밥보다 혈당 상승이 완만합니다. 여기에 렌틸콩밥이 실험에서 가장 낮은 혈당 반응을 보였다는 점은 앞으로 더 자주 시도해볼 이유가 됩니다. 파로밥도 좋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아 자주 먹기는 어렵겠지만, 렌틸콩은 접근성이 좋으니 이 쪽을 늘려볼 계획입니다.

그릭요거트(Greek yogurt)와 양배추는 탄수화물로 분류되지만 혈당 부담이 극히 낮은 축입니다. 무가당 플레인 그릭요거트는 단백질까지 포함하고 있어 다른 탄수화물의 혈당 반응을 낮추는 데 조합 재료로 쓰기 좋습니다. 양배추는 제가 거의 매주 챙기는 식재료인데, 쪄서 강된장에 찍어 먹거나 생으로 샐러드에 넣어 먹는 방식이 혈당 관리 측면에서도 좋다는 걸 재확인했습니다. 양배추에 함유된 설포라판(sulforaphane)은 항염·항산화 효과가 있고, 수용성 식이섬유가 위장에서 막을 형성해 뒤이어 먹는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역할도 합니다. 다만 갈아서 주스로 만들면 이 구조가 파괴되기 때문에 주스화는 피하는 게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구마랑 감자 중에 뭐가 더 혈당에 좋아요?

A. 혈당지수(GI)만 보면 감자가 낫다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 한 끼 섭취량을 반영한 혈당부하지수(GL)로 비교하면 찐 감자가 거의 설탕 수준에 근접합니다. 찐 상태로 먹을 거라면 찐 고구마가 낫고, 생으로 먹을 수 있다면 생고구마가 최상위 선택입니다. 감자는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 배출을 돕는 장점이 있으니, 짠 식사 후 소량 섭취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인 절충안이라고 봅니다.

 

Q. 파스타는 다이어트 중에 먹으면 안 되는 건가요?

A. 면 자체가 나쁘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듀럼밀 세몰리나로 만든 스파게티 면은 탄수화물 흡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립니다. 알단테로 익히고, 해산물이나 올리브오일 베이스 소스와 조합하면 혈당 반응이 상당히 다릅니다. 제 경우엔 토마토나 크림 소스를 끊기 어렵지만, 적어도 조리 시간을 줄이고 단백질을 함께 넣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사과는 당이 많아서 다이어트 중엔 피해야 하나요?

A. 과일이라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사과는 껍질에 펙틴(pect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껍질째 씹어 먹으면 혈당 상승이 완만합니다. 갈아서 주스로 마시거나 껍질을 제거하면 식이섬유가 사라지면서 혈당 반응이 빨라집니다. 저도 습관적으로 껍질을 깎아 먹었는데, 잘 씻어서 껍질째 먹는 방식으로 바꿔보고 있습니다.

 

Q. 통밀빵은 일반 빵보다 혈당에 확실히 낫지 않나요?

A. 비정제 탄수화물이라 건강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 시중 통밀빵은 대부분 통밀 함량이 7~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일반 밀가루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험에서 일반 흰밥 이상으로 혈당을 올린 통밀빵도 있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100% 호밀빵을 직접 성분표를 확인하며 고르거나, 그 위에 계란·아보카도·연어를 올려 단백질과 지방을 함께 섭취하면 혈당 반응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결론

탄수화물을 끊는 게 답이라는 쪽과 균형 있게 먹어야 한다는 쪽, 저는 결국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그 균형이 아무 탄수화물이나 편하게 먹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같은 고구마도 생으로 먹느냐, 굽느냐에 따라 혈당 반응이 완전히 뒤집힌다는 걸 다시 확인하고 나니, 앞으로는 조리법 하나에도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될 것 같습니다.

당장 바꿀 수 있는 것부터 해보려 합니다. 사과는 껍질째 씻어 먹기, 감자에 설탕 찍는 습관 중단, 파스타 소스 조합 재고, 현미밥에 렌틸콩 더 자주 넣기. 거창한 식단 교체보다 이런 작은 조리법과 조합의 변화가 혈당부하지수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게 제 결론입니다.

참고: https://youtu.be/ah9x6oB2ov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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